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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해 둘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글귀.

누구나 유기불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잘 극복하지만, 완벽하게 없애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이성이 다가오는 것이 설레면서도 불안합니다. 이런 불안을 이기고 참된 사랑을 나누는 과정에서 섹스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성과의 잠자리는 관계를 비밀스럽게 해줍니다. 비밀이 생기면 더 가까워집니다. 금지된 일을 함께하는 것은 그만큼 서로를 신뢰하는 징표이기 때문에 섹스는 서로를 더 믿게 해주기도 합니다. 또 잠자리 동안에 상대에 대한 집중, 배려, 쾌락 등은 상대를 더 이해하고 함께 있고 싶게 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것'과 '사랑을 하는 것'을 구별하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감정의 문제입니다. 감정으로 이루어진 사랑은 뜨겁고 쾌락적입니다. 누구나 사랑에 빠지는 것이 너무나 좋습니다.
하지만 뜨거운 사랑은 결국 차갑게 식게 마련입니다. 뜨겁게 사랑해서 결혼을 하지만, 신혼이 끝나자마자 또는 한 해 두 해가 지나면 남남이 되는 것을 너무나 흔히 보았습니다. 우리에게는 '사랑을 하는 것' 또는 '사랑을 함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랑에 빠지면 사랑밖에 보이지 않지만, 사랑을 하면 그 사람이 보입니다. 사랑에 빠지면 일방적이 되지만, 사랑을 하면 상대를 존중하게 됩니다. 사랑에 빠지면 때로는 이성의 의지가 마비되지만, 사랑을 하면 우리의 이성은 사랑을 향해 진군합니다.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과 수영을 하러 물속으로 다이빙하는 것은 다릅니다.
사랑과 이별은 바늘과 실입니다. 사랑에 빠져 아무것도 안 보이던 사람들은 이별이라는 현실과 마주치면 부정하려 들거나 공포로 덜덜 떨게 됩니다. 하지만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두려움을 함께 이겨나갈 수 있는 지혜과 힘을 찾으려 합니다. 이별의 두려움마저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아 최선을 다합니다. 현실을 직시하기 때문입니다. 상대의 단점을 인정하고, 그 단점을 함께 이겨나가지 않으면 사랑을 나눌 수 없습니다. 물론 단점을 묻어두고 살 수도 있지만, 그 또한 사랑을 한다면 책임져야 할 부분입니다.

- 김진세(정신과 전문의) 지음, 나를 위한 달콤한 위로, 심리학 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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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병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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